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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조령모개(朝令暮改) - 아침에 내린 명령을 그날 저녁에 고쳐 버린다. 정책에 일관성이 없이 수시로 바꾼다.

 

  “탈원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런데 지난 2월 25일 문 대통령이 “향후 60년 동안 원전을 주력기저 전원으로 활용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모두 “문 대통령이 저런 발언을 할 턱이 없는데?”라고 의아해 했다.

 

  “탈원전이 옳습니다”라고 맞장구치던 그 많은 어용학자, 전문가들은 “그러면 안 됩니다”라고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말 한 마디 안 하는가?

 

  더구나 문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위해서 원전의 비율을 6~7%까지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탈원전이 옳다고 5년 동안 계속 밀어붙이던 문 대통령이 임기 2개월 남짓 남겨놓고, 느닷없이 자기 정책을 완전히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여론이 탈원전을 반대해 야당 후보에게 유리해지는 것 같으니까,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속셈으로 탈원전을 아예 부정해 버린 것이다. 거부감을 고려해서 용어도 탈원전에서 감원전(減原電)으로 바꿨다. 이런 큰 정책을 숙고하지 않고 뒤집는 것을 볼 때 문재인 정권의 5년 동안의 모든 정책은 원칙도 일관성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때까지는 한국전력공사의 흑자가 매년 7조 원이 넘었는데,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017년부터 계속 적자로 돌아섰다. 7000억원을 들여 보수하여 정상적으로 만든 월성 1호 원자력발전기를 가동 못 하게 공무원을 압박하고, 경제성을 평가조작했다.

 

  원자력발전은 발전효율이 가장 높은 발전설비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력기술은 세계 제일이었다. 우리의 원자력 기술로 다른 나라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관리해 주면, 어마어마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원자력이 발전하게 된 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선견지명 덕이다. 1956년 국민소득 70불일 때, 이 대통령은 문교부에 원자력과를 만들었다. 1958년에는 독립된 원자력처를 설치하고, 원자력을 공부할 유학생 258명을 미국, 유럽 등에 보냈다.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한 해가 1956년이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일찍 원자력에 착안했는지 알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 말기인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돼 가동을 시작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거의 대부분의 각종 발전소는 전두환 대통령 때 건설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전기를 마음 놓고 쓰는 것은, 앞 시대의 통치자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발전소 건설을 잘 해 두었기 때문이다.

 

  탈원전이 정말 옳다면, 문대통령은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외국에 나가서는 우리나라 원전발전소 좋다고 수주하라고 권하고 다녔다.

 

  그런데 임기 말년에 와서 자기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부정해 버렸다. 그 동안 발생한 엄청난 국가적인 재정손실은 누가 책임지는가? 사과 한 마디 없이 이렇게 정책을 바꾸어도 되는가? 국정에 대한 소신이나 정책이 없이 거저 5년을 허송한 어리석고 못난 대통령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을 뿐이다. 이런 대통령이 계속 나온다면, 나라는 망하지 않을 수 없다.

 

*朝: 아침 조. *令: 명령할 령.

*暮: 저물 모, 저녁 모. *改: 고칠 개.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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