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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동방한학연구원장

 

언십망구(言十妄九) - 열 가지를 말하면, 아홉 가지는 헛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한문(漢文)을 아는 것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한문을 보급하려는 노력으로 40년 가까이 각종 한문 고전 강독을 계속해 왔다. 많은 경우에는 강독하는 모임이 7~8개 정도까지 이른 적도 있었지만, 코로나 직전인 2020년 2월까지 5개를 유지해 왔다. 우리 역사나 유학(儒學) 등을 알기 위해서는 한문을 모르고서는 진정한 연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로 2020년 2월부터는 모임을 할 수 없었다.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강의를 중단하였다. 곧 없어질 줄 알았는데 벌써 3년에 가까워져 간다.

 

  그러나 공부라는 것은 하루라도 중단하면 안 되고, 또 사람을 통해서 직접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 강의 중단이 오래 지속되자 강의를 듣던 사람들 가운데는 유튜브 강의를 시작하라고 건의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한때는 코로나가 오래 지속되니, 유튜브 강의를 시작해 볼까 생각하고, 각종 유튜브 강의를 살펴봤다. 이전에도 유튜브 강의가 많이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하여 대면접촉이 어려워지자 급속도로 불어났다.

 

  그 가운데는 한문 관계 강의인, 김언종(金彦鍾) 교수의 ‘횡설수설 사서삼경’, ‘한자알’ 강의와 이기동(李基東) 교수의 ‘〈논어〉 읽기’, 손기원(孫基元) 박사의 ‘〈주역〉 강의’, ‘〈맹자(孟子)〉 강의’ 등 아주 유익한 강의가 있어, 이미 사람들이 시청하며 공부하고 있었다.

 

  그 밖의 대부분의 유튜브는 정치에 관한 것이 많은데, 대부분이 유언비어 조작해서 퍼뜨리기, 자기의 정치 성향에 따라 상대방 비난하기, 오락방송 등이 대부분이었다.

 

  학문에 관한 것도 상당히 있었는데, 깊이 연구해서 진지하게 강의를 하는 분도 적지 않았지만 설익은 지식으로 멋대로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이 많았다. 열 마디 하면 아홉 마디가 엉터리인 것도 있었다. 한마디 잘못된 말로 젊은 사람의 한평생을 망칠 수 있다.

 

  어떤 스님이 유튜브에서 “유교는 공부해 보니 볼 것이 없어 불교로 전환했다. 불교가 유교보다 몇 단계 더 높다”라고 강연하고 다닌다. 그 스님이 유교의 경전을 얼마나 보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떤 종가 집안 출신으로 독문학을 전공한 교수가 있었다. “왜 한문학을 전공하지 않으셨냐?”고 필자가 질문해 보았더니, “유교경전이나 한문 문장은 내용이 천편일률적이라서 새로운 것을 찾아 독문학을 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교수가 한문 고전을 얼마나 읽어 보고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유튜브 방송은 배울 것도 많지만, 잘못된 것이 너무나 많다. 젊은 사람들을 오도할까 걱정스럽다. 이런 판국에 필자까지 유튜브 방송을 하나 더 보태야 하나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코로나가 끝나가니 정상적인 강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言 : 말씀 언. * 十 : 열 십.

* 妄 : 망녕될 망. * 九 : 아홉, 구.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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