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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한학연구원장

       동방한학연구원장

 

유지경성(有志竟成) - 뜻이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

 

  1569년 음력 3월 4일 대학자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은 선조(宣祖) 임금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바로 길을 떠나, 17일 도산서당(陶山書堂)에 도착하였다. 13박 14일의 일정이었다. 선조의 부름을 끝내 뿌리치지 못해 1568년 7월 서울로 와 대제학(大提學) 등에 임명되어 경연(經筵) 강의 등에 참여하였고,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를 올려 정치의 바른길을 제시하였고, 유학의 핵심을 모은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올려 임금에게 공부할 바른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선조는 선생을 불러 놓고는 공부에 힘쓰지 않고, 건의한 내용을 실행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돌아갈 결심을 굳게 하였다. 선조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고향을 향해서 길을 떠났다.

 

  지난 2019년은 선생께서 마지막으로 귀향한 지 450년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귀향한 길을 따라 걷는 행사가 진행되어 성공적으로 끝났다. 제1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재현행사였다. 이런 해를 그냥 넘길 수 없다 하여 김병일(金炳日)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의 기획으로 2019년 4월 9일 귀향길 행사의 첫발을 내디뎠다.

 

  여느 걷기행사처럼 단순히 신체 단련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배우고 익히는 행사였다. 그래서 퇴계 선생 귀향길은 단순히 물질적인 길이 아니고,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정신적인 길 곧 도(道)였다. 선생과 관계가 있는 곳곳의 유적지에서 학술발표회, 유적지 해설, 시가 낭송 등이 이어졌다. 곧 살아 움직이는 도산서당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450주년 기념행사로 한 해만 할 셈이었는데, 참가자들이 “일회성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해 지속하기로 했다.

 

  필자는 매년 참석하지만, 제1회와 올해 제4회에는 전 구간을 다 걸었다. 270여㎞ 700리다. 매일 20㎞ 내지 30㎞씩 걸었다. 이번에는 큰 수술 뒤라 탈이 날까 걱정했는데, 더 수월하게 걸었다. 다 걷고 난 뒤에는 몸이 더 가뿐해지고, 정신적으로 상쾌하고 만족스러운 정도는 표현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에게 참여해 보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이번 4회에는 11세의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참여해서 다 걸었다. 79세의 김병일 원장과 82세의 허종철 진주 유도회장도 전 구간을 가뿐히 다 걸었다.

 

  학생들의 일기를 심사하다 보니, 처음에는 ‘너무 힘들다’, ‘짜증이 막 난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가, 마지막 단계에서는 ‘보람을 느낀다’, ‘내가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퇴계 선생을 존경하고 배워야 하겠다’ 등등의 표현이 있어, “학생들의 학습과 인생에 이 퇴계선생 귀향길 걷기 행사가 크게 도움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기(史記)’에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이라는 말이 있다. ‘뜻을 가진 사람은 마침내 일을 이룬다’라는 뜻이다.

뜻을 세우고, 실행을 하여 끝까지 밀고 나가면 마침내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

 

  * 有 : 있을 유. * 志 : 뜻 지. * 竟 : 마침내 경. * 成 : 이룰 성.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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