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옛 선인들의 ‘명구(名句)’로 만든 내년 달력 ‘화제’

by 아우라 posted Dec 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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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동방한학연구원·(주)호연지기 공동제작


실재 허권수 경상국립대 한문학과 명예교수 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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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 허권수 경상국립대 명예교수와 친필 달력. 경상국립대 제공

 

국내 한문학의 대가, 실재 허권수 경상국립대(한문학과) 명예교수(69)가 옛 선인의 교훈이 담긴 명구(名句)를 친필로 쓴 달력을 후학들과 함께 제작, 화제다.

 

이 임인년 달력은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회장 최문석), 동방한학연구원(이사장 정옥영), 사천시의 예비사회적기업 (주)호연지기(대표 최송운)가 협업, 공동 제작했다.

 

허 명예교수의 친필 달력은 매달 주옥같은 구절이 유려한 서체와 해설로 구성돼 경박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준다.

달력 표지는 퇴계 이황의 가르침인 ‘지경존성(持敬存誠)’(경건함을 유지하면서 정성스러움을 보존한다)으로 정했고, 1월은 ‘화복무문 유인소소(禍福無門 唯人所召)’(재난이나 복은 들어오는 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라는 글귀로,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말이다.

 

3월에는 ‘준족사장판(駿足思長阪)’(잘 달리는 말은 긴 언덕을 생각한다. 큰일을 하는 사람은 힘든 것에 도전하려고 한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이는 중국 제(齊)나라의 육궐이 지은 시구이다.

 

남명 조식 선생의 말씀에서도 한 구절 옮겼다. 8월에 나오는 ‘악립연충(岳立淵冲)’(대장부의 처신은 산악이 우뚝 선 듯, 연못이 깊은 듯이 해야 한다)이 그것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는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간다)라고 적었다.

 

허 명예교수는 “달력에 쓴 옛 선인의 교훈이 담긴 글귀를 한 달에 한 구절만이라도 가슴에 새기면, 자신의 수양이나 사회생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므로,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달력을 만들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친필 달력을 통해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은 물론 윤리와 도덕을 회복하고 한문학의 저변을 확대하며 우리 선조들의 금과옥조 같은 지혜를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허 명예교수의 친필 달력은 2021년도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됐다.

한문학 후학들은 물론 유림, 학계, 교육계, 출판계에서 소장 목록에 손꼽을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달력은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 회원 위주로 배포하고 있지만, 일부는 (주)호연지기의 사회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비로도 판매한다.

 

실재 허권수 명예교수는 경상국립대 한문학과 교수, 남명학연구소 소장, 경남문화연구원 원장, 도서관장 등을 역임하고 퇴임했다. 현재에도 동방한학연구원 원장을 맡아 후학들과 학문을 닦는다. ≪조선후기 문묘종사와 예송≫, ≪퇴계전서≫, ≪남명집≫, ≪대동운부군옥≫ 등 저·역서가 120여 권(일부는 공역), 논문은 130편이 넘는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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