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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자랑스러운 인물 역사에 함안 출신이 많이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여섯 분을 소개하려는 데 모두 필자의 기준이다.

 

  의사로서 독립운동을 한, 몽골의 신의(神醫)로 불리는 대암 이태준 선생이 조홍제와 고향이 같은 함안 군북면 출신이다. 김동균 대암 이태준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현 함안문화원장)의 노력으로 옛 군북역사 터에 이태준 선생 기념관이 2021년 11월 건립되었다. 기념관 내 전시장은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모양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기념관과 그 주변도 ‘함안독립공원’으로 경남 최고의 독립운동 교육장 및 체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 군북역은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청년시절 진주 처가나 서울 나들이할 때 많이 이용한 곳이다.

 

  조선시대 지방의 사립교육기관은 서원이다. 경북 영주에 있는 백운동서원은 소수서원으로 한국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서원이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서원을 세운 분이 함안 출신 주세붕(1495~1554)이다. 함안 칠서면 무산사에 가면 주세붕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일본 나오시마에 있는 이우환 작품관.
일본 나오시마에 있는 이우환 작품관.

 

# 조각가 이우환

예술계와 학계에 깜짝 놀랄 만한 함안 출신 두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각가이자 서양화가인 이우환과 경상국립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정년 퇴임한 허권수 학자이다.

 

1936년 함안에서 출생한 이우환은 한국보다 외국에 더 잘 알려진 세계적인 예술가이다.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함께 설치한 일본 나오시마의 이우환 작품관은 ‘과연’이라는 감탄사가 쏟아지는 곳이다. 돌과 철을 활용한 입체예술품과 점과 선의 평면, 그림 ‘선으로부터’ 등 작품에 매료되어 필자도 일본 나오시마까지 가서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감상한 적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별관에 이우환 공간이 있다.

 

세계적인 스타 방탄소년단(BTS) 멤버가 이곳에 다녀갔다는 소식에 젊은 층의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우환이 태어난 함안에는 빈 집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함안군에도 이우환 작품 전시관을 유치하자. 공공기관에서 기념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정부 입찰 등의 매뉴얼을 적용하면 절대 안된다. 성공 확률이 높은 방법이 있다. 함안군에 건립하는 이우환 작품 전시관은 모형과 설계는 물론 작품설치 등 모든 것을 ‘이우환 작가님 마음대로 하십시오’하면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확신은 3년 넘게 이우환 작가에 대해 연구한 필자의 결과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은 누구에게나 있다. 구순을 바라보는 이우환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사무칠 것이다.

 

한학자 실재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한학자 실재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 한문학자 허권수

함안군 법수면 출신 허권수 박사는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한학자이다. 55년간 외길 학문을 연마하여 중국까지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일찍부터 퇴계 이황 선생의 14세손이자 국내 한문학계의 태두 ‘연민 이가원’의 가르침을 받아 그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에 한국 유학의 거두 남명 조식을 연구하는 남명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렇듯 조선 유학의 거두,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을 동시에 품었으니 학문의 깊이를 알만하다. 허권수 교수의 학문을 후원하는 전국의 연학회원이 1000여명에 이르니 이것 또한 무엇으로 설명하랴.

 

허권수 교수의 학문의 깊이를 한마디로 정리하고자 한다. “만약 허권수 교수가 모르는 한자가 있다면 그것은 글자가 아니요, 해석이 되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문장이 아니다.”

 

2023년경 함안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실재한자문화관이 개관된다. 이곳에 허권수 교수가 평생 연구하고 소장한 한자 도서가 기증된다. 대한민국 최초의 한자전문문화관이 운영되면 함안은 대한민국 한자 학문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2019년 12월 함안군은 중국 갑골문자 발원지이자 문자 세계도시를 만들고 있는 중국 안양시를 방문하여 문화·문자교류를 협의하였다. 함안의 문화, 역사가 해외에도 알려져 대한민국 문자도시, 한자도시 함안이 되기를 기대한다.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도 유년시절 한학과 유학을 통하여 인격 형성과 세상의 처세를 배웠다. 사업을 할 때 선비문화와 유학의 가르침을 손수 인용하여 기업을 일구었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유교와 함안, 한자와 함안’ 조합이 어색하지 않다. ‘재물기운, 재물복’이라는 표현이 있듯 책을 보고 연구하여 얻는 기운과 행운을 ‘학복(學福)’ 또는 ‘학기(學氣)’라 한다. 학문으로 세상에 나아가고자 하시는 분에게 함안의 한자문화관은 반드시 ‘학복과 학기’를 드릴 것이다.

 

군북면에 있는 서산서원./이래호/
군북면에 있는 서산서원./이래호/

 

# 첫 번째 불사이군 ‘이오’

불사이군이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절개, 지조, 선비의 꿋꿋함을 뜻한다. 함안에는 아직도 고려시대 후손들이 600년을 이어오면서 거주하는 ‘고려동’ 마을이 있다. 고려말 당시 성균관 진사 이오가 1392년 조선이 건국되자 고려인으로 충절을 지키고자 벼슬을 버리고 함안으로 낙향한 후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 살아온 곳이다.

 

이곳에 정착한 이오는 고려인 거주지를 뜻하는 고려동학을 세우고 논과 밭을 일궈 자급자족을 하였다. ‘고려동’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19대째 이어져 오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아주 귀한 마을이다. 후손에게는 조선 왕조에서 벼슬을 하지 말도록 하였다. 세월이 흘러 일부 후손 중 이명현은 황해도 관찰사, 이상은 승문원 교리를 지냈다. 진주, 하동 등지에 거주하는 재령이씨 가문은 모두 이오의 후손으로 함안에서 갈려 나간 문맥이다. 마을에는 고려동학비, 고려동담장, 고려종택, 고려전답, 자미단 등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것들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한옥마을, 일제강점기 근·현대마을 등도 중요한 역사터이지만 조용히 세월을 품고 있는 ‘고려동’도 소중한 역사 유적지이다. 이곳을 보지 않고 함안을 보았다면 왠지 허전할 것 같다. 한국에 얼마 남지 않은 고려시대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함안 산인면 모곡리에 있는 고려동 전경./함안군/
함안 산인면 모곡리에 있는 고려동 전경./함안군/

 

# 두번째 불사이군 ‘조려’

조선시대에도 ‘고려동’의 유래와 비슷한 불사이군의 일이 있었다. 함안 출신 조려(1420~1489)는 단종 때 수절한 생육신의 한 사람이다. 1455년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하자 모든 벼슬을 버리고 함안으로 낙향하여 서산(西山) 아래 터를 잡았다. 이 서산을 후세 사람들이 ‘백이산’이라 하였고, 산 앞에 봉우리를 ‘숙제봉’이라 하여 중국의 ‘백이숙제’ 뜻을 차용하였다.

 

조려는 낙향 후 정암강 기슭 지류에서 낚시와 독서로 여생을 보냈다. 계곡에서 낚시한다는 뜻으로 호를 어계(漁溪)라 하였다. 어계를 기리는 함안 서산서원과 채미정에 가면 ‘백세청풍’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어계가 평소 쓰던 처세훈으로 “헛되이 권세와 재물을 탐하지 말고, 맑은 바람과 같은 삶을 누리되, 그 기풍이 백세에 전하도록 양자손에 힘쓰라” 뜻이다. 어계가 낚시를 한 곳으로 추정되는 고마암과 삼선교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있다. 조려를 기리는 서산서원 역시 잘 보존되어 있다. 여행의 만족을 두 배로 늘리는 방법은 스토리나 역사를 알고 현장을 보는 것이다.

 

조홍제의 한마디=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용기있게 일을 추진하는 자에게만 행운은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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