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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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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복피화(求福避禍) - 복을 구하고 화를 피한다

 

  양력 1월 1일을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등등의 문자를 주고받는다.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연하장(年賀狀)을 써서 우편으로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대체되었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음력 1월 1일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지나면서도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유사한 내용의 인사를 주고받는다. 음력 설과 거의 같은 시기에 드는 입춘(立春) 때도 대문에 복을 비는 문구를 써 붙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복을 받기를 원하고 서로 복을 받기를 기원해 왔다.

 

  누가 “복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가장 오래 전에 정의를 내린 것으로는, ‘서경(書經)’에서 오복(五福)을 말했는데, 곧 장수(長壽), 부유함, 건강, 좋은 덕을 닦는 것, 명대로 살다 죽는 것 등 다섯 가지였다. 그러나 첫째와 다섯째는 거의 유사한 내용이다. 그래서 한(漢)나라 때 환담(桓譚)의 ‘신론(新論)’에서는 ‘명대로 살다 죽는 것’을 ‘자손이 많은 것’으로 바꾸었다.

 

  ‘복’을 가장 쉽게 설명하면,‘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다. 복과 비슷한 말로 ‘길(吉)하다’, ‘상서(祥瑞)롭다’, ‘경사(慶事)스럽다’, ‘다행(多幸)하다’ 등등의 말이 있는데, 크게 보면 모두 ‘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다.

화(禍)의 뜻는 ‘뜻하지 않는 재앙’이다. 요즈음 말로 하면, ‘갑자기 닥치는 불행’이다. 전쟁, 질병, 수해, 화재, 사고 등등이다.

 

  사람은 누구나 복을 받고 싶어 복을 구하고 재앙은 피하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복이라는 것이 받고 싶다고 받는 것이 아니고 받을 짓을 해야 받는 것이다. 재앙은 피하고 싶지만 하는 짓이 재앙을 초래할 짓을 찾아서 하면 재앙을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불길한 분위기가 왔을 때, 미리 조심하면 재앙을 복으로 돌릴 수 있다. 복을 받았다고 너무 지나치게 방종하거나 교만하면 재앙을 부른다. 그래서 노자(老子)가 말하기를 “재앙은 복이 의지해 있는 곳이고, 복은 재앙이 엎드려 있는 곳이다.[禍兮, 福所倚, 福兮, 禍所伏]”이라고 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바르게 성실하게 살면서 남을 배려하고 협조하는 사람은 복을 받는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까닭 없이 남을 미워하고, 남이 못 되기를 바라고, 남을 이간하거나 방해하고,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만 바라는 사람은 복을 받을 수가 없다.

 

  퇴계선생의 15대 종손 이근필(李根必) 어른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의 연수생이나 종택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친필 글씨를 꼭 선물한다. 그 동안 여러 가지 내용의 글씨를 써서 주다가, 근년에 와서는 ‘조복(造福 : 복을 만들라)’ 두 글자를 써서 준다. 구순을 넘긴 연세에도 하루에 200, 300 장씩 써서 나누어 준다.

 

  ‘복을 만들라’는 말은 복을 받을 행동을 하라는 뜻이니, ‘바르게 착하게 살아라’는 뜻이다. 복을 받기를 원하고 재앙을 피하고자 한다면, 경건한 자세로 사람답게 바르게 살면 된다.

 

*求: 구할 구. *福: 복 복.

*避: 피할 피. *禍: 재앙 화.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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