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 건너뛰기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동방한학연구원장

 

유공능겸(有功能謙) - 공적이 있으면서도 능히 겸손히 한다

 

  어느 선거에서나 한 사람이 당선되는 데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우는 사람 가운데는 순수하게 도우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무엇을 바라고 도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람의 욕망 가운데서 명예욕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재물욕보다 더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당선자는 도와준 사람들을 챙겨 그 공적의 크기에 따라서 각종 자리에 적절하게 임명해야 한다. 임명해 주면 만족하는 사람도 많지만 자기의 공적에 비해서 자리가 낮다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있고, 5년 내내 기다려도 임명의 손길이 다가오지 않아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심지어는 배반하고 다른 당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선거 뒤에 따르는 인사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가장 적절한 인재를 가장 적절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이 안 되고 논공행상, 자기 사람 챙기기, 코드인사 등이 되고 만다.

 

  예를 들면 중국대사 임명한 것을 보면, 역대 대통령들이 국가민족을 위한다는 말이 거짓말임을 알 수 있다. 1992년 수교 이래로 역대 대사 14명 가운데 중국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대사는 겨우 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중국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임명되었다.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한 사람의 보상용으로 쓴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선거 때는 후보자가 제발 살려달라고 했으니, 선거 끝나면 보답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당선자는 당선된 순간부터 잔뜩 부담을 느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초반부터 다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본래 민주당 출신으로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장관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여러 번 지낸 정계의 중진 한 분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의 내로남불적인 태도, 불공정, 비상식에 염증을 느끼고 윤석열 캠프에서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런데 3월 10일 새벽 윤 후보가 당선된 뒤 당사에서 “그동안 수고했습니다”라는 한 마디 말을 듣고서 “정권교체 이루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고 하고는 유유히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윤 당선자와 대학 동기인 모 대학 교수도 열심히 도왔다. 당선이 확정되자 “5년 뒤 대통령 퇴임한 뒤에 다시 만나자” 하고는 학교로 돌아갔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에서 활약하고, 대법관 후보에도 올랐던 법조계 인사가 조국 사태 등에 진저리를 느끼고 윤 후보를 적극 도왔다. 당선된 뒤 “자기는 인사청문회에 설 일은 없을 것이다”라면서, 정권교체로 만족하고 더 바라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처세현경(處世懸鏡)’이라는 책에 “공적이 있으면서도 능히 겸손하게 처신한 사람은 즐거우나, 재주가 있으면서 알려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욕을 당한다.[有功而能謙者, 豫, 有才而恃顯者, 辱.]”란 말이 있다.

 

  공적이 있다고 설치는 사람은 자신도 망하고 대통령 당선인에게까지 누를 끼칠 수 있다.

 

*有 : 있을 유. *功 : 공훈 공.

*能 : 능할 능. *謙 : 겸손할 겸.

 

동방한학연구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 (880) 수기치인(修己治人) - 자신을 수양하여 다른 사람을 다스린다 1 file 아우라 2021.05.18 277
167 (878) 조선산학(朝鮮算學) - 조선의 산학, 우리나라의 수학 file 아우라 2021.05.04 140
166 (934) 제심협력(齊心協力) - 마음을 하나로 하여 힘을 합친다 file 아우라 2022.06.21 123
165 (928) 성문과정(聲聞過情) - 명성이 실제보다 더 지나치다 file 아우라 2022.05.10 119
164 (944) 은악양선(隱惡揚善) - 남의 나쁜 점은 덮어주고, 남의 좋은 점은 널리 알리자 file 아우라 2022.08.30 116
163 (929) 사은난망(師恩難忘) - 스승의 은혜를 잊기 어렵다 file 아우라 2022.05.17 113
162 (947) 종라백대(綜羅百代) - 주자(朱子)의 학문은 모든 시대의 것을 종합하여 망라하였다 file 아우라 2022.09.20 103
161 (930) 화목상처(和睦相處) - 화목하게 서로 어울려 지낸다 file 아우라 2022.05.24 93
160 (946) 상재지향(桑梓之鄕) - 뽕나무와 가래나무가 심어져 있는 고향 file 아우라 2022.09.13 88
159 (949) 덕고훼래(德高毁來) - 덕이 높으면 헐뜯는 일이 따라온다 file 아우라 2022.10.04 84
158 (945) 불식지무(不識之無) - 쉬운 ‘지(之)’자나 ‘무(無)’자도 알지 못 한다 file 아우라 2022.09.06 83
157 (950) 정제의관(整齊衣冠) - 옷과 갓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한다 file 아우라 2022.10.11 80
156 (948) 백세문교(百世聞敎) - 백대의 먼 후세에도 가르침을 듣는다 file 아우라 2022.09.27 79
155 (952) 절롱위권(竊弄威權) - 위세와 권력을 훔쳐 마음대로 한다 file 아우라 2022.10.25 69
154 (951) 만고장야(萬古長夜) - 만년의 오랜 세월 동안 긴 밤이 된다 file 아우라 2022.10.18 68
153 (943) 궐의신언(闕疑愼言) - 의심스러운 것은 빼고, 그 나머지만 신중하게 말하다 file 아우라 2022.08.23 68
152 (942) 유진등고(油盡燈枯) - 기름이 다하면 등불이 꺼진다 file 아우라 2022.08.16 68
151 (871) 고희지년(古稀之年) - 옛날부터 드문 나이 1 아우라 2021.03.16 66
150 (859) 이지교법(以智矯法) - 꾀로써 법을 바꾸다 file 아우라 2021.02.02 62
149 (875) 타비아시(他非我是) - 다른 사람은 글렀고, 나는 옳다. 곧 내로남불 아우라 2021.04.13 6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 9 Next
/ 9
후원참여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후원참여
연학
후원회
자원봉사참여
회원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