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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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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우동제(風雨同濟) - 비바람 속에서 함께 강을 건너야 한다

 

  지난 3월 9일 대통령선거 결과 0.73%p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미세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 국민들은 완전히 반반으로 갈라져 있다. 네 사람이 모이면 두 사람은 윤석열 지지자, 두 사람은 이재명 지지자이다. 그러니 친한 사람에서도 반드시 언쟁이 붙는다.

 

  예를 들면 당선자를 지지했던 어떤 친구가 “윤석열 당선자가 앞으로 상식에 따라 공정하게 잘 하겠지?”라고 하면, 즉각 “감옥에 가야 할 자식이 청와대로 가다니”라는 식이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친구가 “이재명이 정말 아까워!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 정도로 성공했으니, 대통령 됐더라면, 가난한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편에 섰을 텐데”라고 하면, 싫어하는 친구가 “그놈 전과 4범에 잡범이야. 대통령은 커녕 시의원도 시켜주면 안 되지”라고 매도한다. 몇 차례 말이 오고가다 고성이 된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분열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세대간, 남녀간, 지역간, 계층간, 직업간 등등 갈등과 분열이 심한데 이는 결국 국력을 좀먹는다.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 죽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임진왜란 때 왜적이 쳐들어 와 있는 상황인데도, 이순신 장군을 죽여야 되느냐 살려주어야 되느냐로 몇 달 동안 논쟁을 벌였다.

 

  그들을 지금 우리가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라고 비웃지만, 지금은 임진왜란 당시 대신들보다 더 심한 여야간에 당파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건 야당이건 모두 대한민국 사람이다.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살리고 보전해야 한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가져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경제대국이 돼 우리나라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 멋대로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사이가 나빠 우리나라는 국가안보나 경제문제에 있어서 입장이 곤란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전세계 석유 가스 곡물 가격을 비정상으로 만들었다. 거의 모든 것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대단히 어렵게 돼가고 있다. 윤 당선자는 정말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지지 안 하는 사람이나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원수 관계인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폭풍우를 만나면, 서로 힘을 합쳐 안 빠져 죽을 대책을 세운다고 한다.

 

  모두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 반대의견을 가진 상대를 포용해, 대한민국이 잘 돼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잘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극단적인 갈등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단적인 분열의 종착역은 공멸(共滅)이다.

 

  화합은 눈에 보이지 않은 가장 좋은 약이다. 좋은 말, 인정 있는 목소리, 상냥한 미소, 따뜻한 배려, 관대한 양보, 상대에 대한 포용 등이 두고두고 마음의 힘이 되고, 나아가 나라의 힘이 된다.

 

*風: 바람 풍. *雨: 비 우.

*共: 함께 공. *濟: 건널 제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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