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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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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기상(神淸氣爽) - 정신이 맑고 기분이 시원하다.

 

  도산서원(陶山書院) 산하의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과 참공부모임에서는 매년 음력 3월 4일부터 17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제1회 행사를 거행해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의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올해도 음력 3월 4일에 시작해 4월 17일 도산서원 상덕사(尙德祠)에 고유제(告由祭)를 봉행(奉行)하는 것으로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퇴계선생께서 453년 전 3월 4일에 경복궁을 출발해 17일 도산서당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 날짜에 맞춰 행사를 하는 것인데 올해는 마침 양력과 음력이 날짜가 같았다. 2019년에 시작했으면 올해가 4회지 왜 3회냐고 물을 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가 확산해 한 해 행사를 걸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걷기 행사가 많고, 걸을 수 있는 길도 많이 만들어져 있고 걷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걷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나 거기에 의미부여까지 하면 더욱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걷기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일에 건전하고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좋다.

 

  퇴계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을 걷는 것은 단순히 걷기만을 위한 걷기가 아니다. 거기에는 퇴계선생을 배우겠다는 정신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치를 존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자신의 심신을 수양하고, 세상을 교화(敎化)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윤리도덕을 회복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화합하려는 등 여러 가지 가치를 생각하면서 걷는다.

 

  걸어오는 동안 계속 학술강연회, 문화 좌담회, 선현유적 답사, 상호 의견교환 등을 하면서 왔다.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걷기 행사는, 하나의 움직이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14일 동안의 대장정의 마무리를 도산서원 사당에서 퇴계선생의 영전에 고유(告由)하는 것으로 끝냈다. 고유란 ‘사유를 고한다’는 뜻인데, 어떤 행사의 취지, 목표, 과정, 의미 및 교훈, 결심 등을 종합적으로 신에게 고하는 글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어떤 일이나 행사의 종합적인 의미부여이다.

 

  고유를 하지 않으면, 대단히 중요한 일을 하고서도 아무런 의미 없이 끝나는 것과 같다. 필자는 1회 때는 서울에서 도산서원까지 전 과정 800리 길을 김병일 원장, 이광호(李光虎) 교수 등과 함께 걸었다. 그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걷기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문화적 학문적 정신적 즐거움을 더 했으니, 최고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흔히 800리를 걸었으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기진맥진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도산서원에 들어올 때쯤에는 정신이 맑고 기분이 상쾌하고, 몸도 가볍게 된다. 많은 분들이 다음에 동참해서 이런 경험을 해보시면, 좋겠다. 퇴계선생 귀향길 걷기에는 꼭 유학이나 한문을 공부한 사람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神: 귀신 신. 정신 신. *淸: 맑을 청. *氣: 기운 기. *爽: 시원할 상.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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