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 건너뛰기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우능해한(雨能解旱) - 비가 능히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

 

  주역(周易등의 책에서는 이 세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을 음양(陰陽)의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그 이후에 나온 많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사상 등에서도 음양사상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과학자들은 이 사상을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

 

  대표적인 음양구조가, 하늘과 땅[天地], 남자와 여자[男女], 낮과 밤[晝夜] 불과 물[火水] 등이다. 한의학 등에서는 모든 약재(藥材), 음식, 신체의 모든 장기(臟器)까지도 음양으로 구분해 놨다.

 

  이 음양의 구조는 대립관계가 아니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대대(對待)관계이다. 서로 다르면서 한쪽만으로 존재할 수가 없고, 서로가 서로에게 작용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이다. 하늘만 있고 땅이 없으면, 하늘의 존재 가치가 없고, 땅만 있고 하늘이 없어도 땅의 존재가치가 없다. 이 세상에 남자만 있고 여자가 없으면, 사람은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햇볕과 비다. 햇볕은 열과 빛을 보내어 이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해 준다. 비는 모든 만물이 수분을 흡수하여 자라게 하고 열에 의해서 지나치게 더워진 것을 식혀준다. 모든 만물이 이 두 가지 때문에 나고 자라게 된다. , 서리, 이슬 등은 다 비의 변형으로서 크게 보면 모두 비이다.

 

  해만 있고 비가 없어도 안 되고, 비만 있고 해가 없어도 안 된다. 이 두 가지가 잘 균형을 이루어 적절하게 되어야만 사람이 살 수 있다. 이 지구상에서 두 가지의 균형이 깨어진 것이 가뭄과 홍수다.

 

  환경론자들은 자연파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만으로는 가뭄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보()를 막고,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득한 옛날 5천 년 전부터 이집트에서 저수지를 만들기 시작했고, 동양에서는 2300년 전 전국시대(戰國時代) ()나라 때 양자강(揚子江) 상류에 도강언(都江堰)이라는 댐을 만들어 강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제시대 만든 저수지인 김제(金堤)의 벽골제(碧骨堤)가 그대로 남아 있다. 20세기 이후로는 전세계적으로 대형 댐을 만들기 시작하여 오늘날은 물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960년 이후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때부터 대형 댐을 만들고, 저수지를 많이 만들어 지금은 농토가 거의 전천후(全天候)로 되어 가뭄의 피해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가뭄이 계속되면 밭작물, 목초지 등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댐이나 대형 저수지가 거의 없어, 가뭄이 심하면 군수, 면장, 이장 등이 여기 저기 신령스러운 곳을 찾아다니며,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다. 봉천답(奉天畓), 천수답(天水沓)이라 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힘으로 농사를 짓는 논이 많았다. 조금만 가물어도 논바닥이 갈라지고, 벼가 말라 비틀어졌다. 인근 주민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초등학교 학생들을 동원하여 늪에서 물을 길러 동이나 대야에 이고 지고 옮겨다 붓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댐이나 저수지도 오래 가물면 물이 다 말라 버린다. 결국 가뭄을 해소하는 방법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 밖에 없다. 인공강우(人工降雨) 기술을 개발한다고 한 지가 오래되었지만, 비용도 문제지만, 광대한 지역에 비를 내리게 하기는 어렵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지구를 파괴하다 보니, 전지구상에서 이상 기후가 갈수록 더 심해져 간다. 우리나라도 작년 9월 이후 비다운 비가 한 번도 안 내려 가뭄의 피해가 아주 심했다. 다행이 어제 65일에 비가 종일 내려 충분히 가뭄이 해소되었다.

 

  이 세상이 잘 돌아가는 것은 음양의 조화부터 해서 모든 것의 조화가 중요하다. 61일 지방선거 이후 당선자측과 낙선자측의 대립이 극심하다. 대립은 자꾸 대립을 부른다. 조화로 상대방을 끌어안는 것이, 자기를 위하고 상대방을 위하는 길이다.

 

[*. : , . *. : 능할, . *. : , . *. : 가뭄, .]

 

동방한학연구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0 (1000) 부절여루(不絶如縷) - 실처럼 가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 나간다. file 아우라 2023.10.24 25
169 (1001) 칠실우국(漆室憂國) - 칠실 고을에서 나라 걱정하다 file 아우라 2023.10.31 21
168 (1002) 소중망모(巢中望母) - 새 새끼가 둥지에서 어미새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아우라 2023.11.07 18
167 (1003) 학혐도박(學嫌徒博) - 학문이 한갓 넓기만 한 것은 싫어한다 아우라 2023.11.14 22
166 (1004) 수제자론(首弟子論) - 수제자에 대해서 논한다 아우라 2023.11.21 21
165 (1005) 무용부유(無用腐儒) - 쓸모없는 썩은 선비 file 아우라 2023.11.28 27
164 (1006) 대덕필수(大德必壽) - 크게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오래 산다 아우라 2023.12.05 35
163 (1007) 광개언로(廣開言路) - 말이 통하는 길을 널리 열다 file 아우라 2023.12.12 21
162 (1008) 선공후사(先公後私) - 공적인 일을 우선하고 사적인 일은 나중으로 돌린다 file 아우라 2023.12.19 15
161 (1009) 출륜준재(出倫俊才) -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재주 있는 사람 file 아우라 2023.12.26 24
160 (1010) 하신지사(賀新之詞) - 새해를 축하하는 말 아우라 2024.01.02 14
159 (1011) 우정수학(尤精數學) - 수학에 더욱 정통하다 아우라 2024.01.09 14
158 (1012) 계구신독(戒懼愼獨) -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혼자 있을 때도 삼가라 file 아우라 2024.01.16 9
157 (1013) 백락일고(伯樂一顧) - 백락(伯樂)이 한 번 돌아본다. 사람을 잘 알아보는 사람이 알아보고 발탁하다 아우라 2024.01.23 6
156 (1014) 퇴계일기(退溪日記) - 퇴계 선생의 일기 file 아우라 2024.01.31 14
155 (1015) 모합심리(貌合心離) - 겉모습은 하나가 되어도 마음은 흩어져 있다 file 아우라 2024.02.06 8
154 (1016) 형제난득(兄弟難得) - 형과 아우는 얻기 어렵다 file 아우라 2024.02.13 5
153 (1017) 용유구자(龍有九子) - 용에게는 아홉 명의 아들이 있다 아우라 2024.02.20 10
152 (1018) 명세수도(命世守道) - 하늘의 명으로 세상에 태어나 도를 지키다 아우라 2024.02.27 8
151 (1019) 가여공사(可與共事) - 더불어 일을 함께 할 만하다 file 아우라 2024.03.05 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 9 Next
/ 9
후원참여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후원참여
연학
후원회
자원봉사참여
회원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