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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고훼래(德高毁來) - 덕이 높으면 헐뜯는 일이 따라온다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학자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은 “조선에 퇴계선생이 태어난 것은 하늘의 뜻이다”라고 했다.

  조선 중기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선비정신을 길러 인재를 양성하고 학문을 발전시키고 문화를 이룬 근원은 퇴계에서 비롯되었다. 만약 퇴계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가 학문적으로 문화적으로 지금 얼마나 초라한 나라가 되어 있었겠는가?

 

  성호는 퇴계를 높여 성현을 일컬을 때 쓰는 이자(李子)라는 존칭을 썼다. 거의 성인 급의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계속 연구해 왔고, 오늘날도 많은 학자들이 그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여 밝히고 있다. 연구를 기획하고 지원하는 퇴계학연구원이 있다. 1973년부터 발행되어 온 학술논문집인 ‘퇴계학보’는 이미 150호를 넘었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고, 국제회의를 주관하는 국제퇴계학회가 있어 국제학술대회를 이미 20회 넘게 개최했다. 전세계적으로 퇴계학이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또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 있어, 퇴계의 학문과 덕행을 현대인이 생활에 그대로 적용하도록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는데, 금년 초 수료생이 이미 100만명을 넘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퇴계를 의도적으로 헐뜯고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깎아내리는 근거 중에 하나가 토지와 노비를 많이 소유했다는 것이다. 영남대학교 이수건 교수가 ‘영남사림파의 형성과 전개’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밝혔고, 그 뒤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늘 입으로는 ‘가난하고 궁핍한 것을 편안하게 여겨라’, ‘부귀를 뜬구름 보듯 하라’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토지 3094두락, 노비 367명을 소유하고 있었다”라고 늘 말한다.

 

  그러나 퇴계의 재산 대부분은 처가 허씨, 권씨 집안에서 분배받은 것이다. 부당한 방법을 통해서 증식하거나 하층민들을 착취한 것은 아니다.

 

  재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300여 명의 노비를 집안에서 다 거느리고 사는 것은 아니고 노비들은 농토가 있는 각지에서 흩어져 살면서 농사지어 일부는 퇴계의 집에 보내고 나머지로 각자 먹고 살았던 것이다. 퇴계가 그 재산으로 호의호식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학자도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이 갖추어져 있어야 학문을 할 수 있다. 퇴계의 경우 매일 찾아오는 제자와 손님의 접대와 숙식, 서울 나들이 할 때의 왕복 경비, 중국서 발간된 고가의 새로운 책 구입, 문방구의 구입, 인근의 경조사 등등에 경비가 적게 들지 않았을 것이다.

 

  재산이 많은 것만 가지고 퇴계를 위선자나 언행이 불일치하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은 너무나 편협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힘이 없어 퇴계선생 같은 위대한 학자가 국제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 학문과 인격이 성인의 위상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지금 우리가 더욱더 노력해야 하겠다.

 

* 德 : 클 덕, 덕 덕 * 高 : 높을 고

* 毁 : 헐 훼 * 來 : 올 래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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