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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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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한학연구원장

        동방한학연구원장

 

황당무계(荒唐無稽) - 허황하여 아무런 근거가 없다

 

  요즘은 유튜브방송이라는 새로운 설비가 있어, 자기가 촬영해 누구나 방송을 내보낼 수 있으니 가히 ‘사람마다 방송국을 하나씩 가진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발달한 방송 기술이 좋은 것, 바른 것을 전달하는 데 쓰이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각종 유튜브방송이 엉터리 내용으로 국민들을 오도하고 유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젊은 사람들이 듣고 그대로 믿으면 일생을 망칠 수도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들어보니, 올바르게 된 것보다 엉터리가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역사나 사상에 관한 것은 너무나 엉터리라서 놀랄 지경이다.

 

  엉터리 방송 가운데도 많은 사람들이 유독 많은 내용이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 “성리학이 나라를 망쳤다” “천동설이 주장되어 대항해의 시대가 시작되는 해에 우리는 서원을 지었으니, 나라 망할 장본이었다” 등등의 내용이다. 이상하리만치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철학, 국사 전공의 교수나 강사, 퇴직 언론인, 재야 사학자 등등이다. 이들은 유교경전 한 구절, 퇴계(退溪) 선생이나 율곡(栗谷) 선생 등의 글 한 편도 읽어 보지 않고, 개연성(蓋然性)만 갖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유교, 성리학은 선비정신의 원천이다. 유학을 옳게 공부하면 선비정신이 생긴다. 1910년 우리나라를 차지한 일본이 영원히 자기들 소유로 만들려고 한국 사람들의 혼을 빼는 작업의 하나로 맨 먼저 한 일이 선비정신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교 때문에 나라를 망쳤다” “유교는 조선민족과는 관계없는 중국 것이다”고 가르쳤다.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유학을 공부한 할아버지나 조상을 잘못된 생각을 가진 무능력자로 간주하여 멸시하게 만들었다.

 

  이런 피해가 너무나 커서 오늘날까지도 웬만한 지식인은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교육의 피해가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나라의 젊은 엉터리 학자들이 다시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고 다투어 외치고 있다. 완전히 잘못된 주장으로 많은 사람들을 오도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한 사람들도 선비고, 조선 말기 의병을 일으킨 사람도 선비고, 상해임시정부 요원들도 모두 선비다.

 

  선비는 자기 개인보다는 늘 자신을 수양하여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국가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공적인 것을 먼저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같이 가려고 노력한다. 남에게 군림하지 않고 배려한다. 항상 배우고 새로워지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상이고 주의(主義)고 간에 약간의 폐단은 없을 수 없다. 운용하는 사람이 잘 운용하면 된다. “음식을 먹으면 죽으니 먹지 마시오”라는 주장을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음식 먹다가 병 걸려 죽은 사례를 얼마든지 들 수 있다. 편협하게 몇 가지 증거를 가져와서 ‘유교가 나라를 망쳤다’고 주장해서 되겠는가? 허황한 근거 없는 각종 방송에 여러분들은 속아 일생을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

 

* 荒 : 거칠 황. * 唐 : 나라 이름 당. 헛될 당. * 無 : 없을 무.

* 稽 : 머리 조아릴 계. 상고할 계.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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