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 건너뛰기

보도자료

커뮤니티

조회 수 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도산서원의 고전 강독 멤버 중의 한 명이 실재(實齋) 허권수(許捲洙·69) 선생이다. 장서가로 소문나 있다. 7만권이 넘는 장서라고 알려져 있다. 진주의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를 퇴직하고 시내에 마련한 연구실인 실재서당(實齋書堂)에 책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한문으로 된 문·사·철 관련 전적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장서의 퀄리티도 높다.

 

  그가 이렇게 한문에 깊이 빠져들게 된 사연이 흥미롭다. 10세 때부터 국사 책을 보다가 ‘한문을 공부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한문을 공부하다 보니까 두툼한 한자 사전을 갖고 싶었다. 마산고 2학년 때인 17세. 당시 새로 나온 한자대사전은 4만자가 넘게 수록되어 있었는데 엄청난 구매욕이 발동하였다. 그런데 가격이 좀 비쌌다. 3500원. 그 당시 고향인 함안군 군수의 월급이 5000원 할 때라고 한다. 집에서 비싸다고 안 사주려고 하니까 ‘고2′는 5일간 단식 투쟁에 돌입하였다. “나 사전 안 사주면 밥 굶고 죽어 버릴래요!” 한 이틀 굶으니까 옆집의 된장국 냄새가 아랫배 깊숙이 스며들었다. 자식이 죽는다는데 버틸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투쟁 끝에 획득한 한자대사전을 항상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잠을 잘 때도 머리맡에 놓아 두었다. 보고 또 보고. 이렇게 5년을 보다가 22세에 군대를 갔다. 일등병 시절에 중대장이 훈시를 했다. 책상 위에 왼쪽 주먹을 올려놓은 중대장은 “나의 왼쪽 주먹과 한문 실력은 대한민국 최고이다!” 중대장은 무술 유단자였고, 어렸을 때부터 조부로부터 한문을 배웠던 것이다. 그러나 한자 사전이 머리에 들어있는 일등병은 중대장이 인용하는 한문 가운데 틀린 부분을 여러 차례 지적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실력의 한계를 절감한 중대장이 여섯 살 어린 일등병에게 계급장을 떼고 한문을 배우기로 하였다. 일등병은 중대장에게 확약을 강요하였다.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할 거요? 5시간은 해야 됩니다. 일요일 빼고 6일을 합시다. 그 정도 집중해야지 한문 할 수 있습니다.” “알았어.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할게. 근데 교재는 뭐로 하지?” “내 머릿속에 있어요.”

 

  다음 날 아침에 일등병은 율곡(栗谷)의 행장(行狀·그 사람의 평생 이력) 2만4000자 한자를 노트에 써서 중대장에게 내놨다. 행장 내용을 다 외우고 있었던 것이다. 무골(武骨)에다가 한문까지 장착하게 된 이 중대장은 나중에 삼성 이건희의 경호실장과 세콤 사장도 지냈다고 한다. 허권수의 한문 공부를 보면 타고난 팔자가 있기는 있는 것 같다.

 

[조용헌 살롱] [1322] 장서가 (藏書家) 팔자 - 조선일보 (chosun.com)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 [뉴시스] 함안군-동방한학연,‘실재한자문화관’ 조성 업무협약 file 아우라 2021.08.27 3
54 [뉴시스] 창원 세무법인 태영, 동방한학연구원에 연구지원금 1억원 출연 file 아우라 2022.07.31 68
53 [뉴시스] 문학·한자문화 담은 함안복합문학관 착공식 file 아우라 2022.03.15 8
52 [뉴시스] 경상국립대 허권수 명예교수, 친필 달력 3년째 제작 '눈길' file 아우라 2022.12.20 15
51 [뉴스핌] 조근제 함안군수 "함안복합문화관 첫 삽…지역경제 활력 기대" file 아우라 2022.03.14 4
50 [뉴스핌] 경상국립대 허권수 명예교수 친필 달력 3년째 제작 file 아우라 2022.12.17 6
49 [뉴스경남] 허권수 명예교수 ‘조선의 유학자, 조식’ 발간 file 아우라 2022.04.14 5
48 [뉴스경남] 함안군-(사)동방한학연구원 ‘실재한자문화관’ 조성 업무협약 file 아우라 2021.08.27 16
47 [뉴스경남] 함안군 문학과 한자가 어우러진 복합문학관 조성된다 file 아우라 2022.03.15 14
46 [뉴스경남] 옛 선인 ‘명구(名句)’로 만든 달력 ‘화제’ file 아우라 2021.12.30 23
45 [국제신문] 조선학자 남명 조식 합천군 생가 복원 마무리 file 아우라 2022.04.30 29
44 [국제뉴스]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 경상국립대서 제8회 정기총회 연다 아우라 2023.03.27 12
43 [교수신문]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 제8회 정기총회 개최 file 아우라 2023.03.26 17
42 [골든트리뉴스] 함안군-(사)동방한학연구원, 실재한자문화관' 조성 업무협약 file 아우라 2021.08.27 6
41 [경상국립대학교] 경상국립대 허권수 명예교수의 친필 달력 3년째 제작 file 아우라 2022.12.17 9
40 [경상국립대학교 블로그] 허권수 명예교수, ≪조선의 유학자, 조식≫ 발간 1 산처럼 2022.05.25 36
39 [경상국립대]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 제8회 정기총회 개최 file 아우라 2023.03.27 23
38 [경상국립대] 옛 선인들의 ‘명구(名句)’로 만든 달력 ‘화제’ file 아우라 2021.12.28 20
37 [경상국립대] 남명학연구소-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공동세미나 아우라 2021.11.18 14
36 [경남탑뉴스] 경상국립대학교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 제8회 정기총회 개최 file 아우라 2023.03.27 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
후원참여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후원참여
연학
후원회
자원봉사참여
회원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