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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서원의 고전 강독 멤버 중의 한 명이 실재(實齋) 허권수(許捲洙·69) 선생이다. 장서가로 소문나 있다. 7만권이 넘는 장서라고 알려져 있다. 진주의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를 퇴직하고 시내에 마련한 연구실인 실재서당(實齋書堂)에 책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한문으로 된 문·사·철 관련 전적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장서의 퀄리티도 높다.

 

  그가 이렇게 한문에 깊이 빠져들게 된 사연이 흥미롭다. 10세 때부터 국사 책을 보다가 ‘한문을 공부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한문을 공부하다 보니까 두툼한 한자 사전을 갖고 싶었다. 마산고 2학년 때인 17세. 당시 새로 나온 한자대사전은 4만자가 넘게 수록되어 있었는데 엄청난 구매욕이 발동하였다. 그런데 가격이 좀 비쌌다. 3500원. 그 당시 고향인 함안군 군수의 월급이 5000원 할 때라고 한다. 집에서 비싸다고 안 사주려고 하니까 ‘고2′는 5일간 단식 투쟁에 돌입하였다. “나 사전 안 사주면 밥 굶고 죽어 버릴래요!” 한 이틀 굶으니까 옆집의 된장국 냄새가 아랫배 깊숙이 스며들었다. 자식이 죽는다는데 버틸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투쟁 끝에 획득한 한자대사전을 항상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잠을 잘 때도 머리맡에 놓아 두었다. 보고 또 보고. 이렇게 5년을 보다가 22세에 군대를 갔다. 일등병 시절에 중대장이 훈시를 했다. 책상 위에 왼쪽 주먹을 올려놓은 중대장은 “나의 왼쪽 주먹과 한문 실력은 대한민국 최고이다!” 중대장은 무술 유단자였고, 어렸을 때부터 조부로부터 한문을 배웠던 것이다. 그러나 한자 사전이 머리에 들어있는 일등병은 중대장이 인용하는 한문 가운데 틀린 부분을 여러 차례 지적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실력의 한계를 절감한 중대장이 여섯 살 어린 일등병에게 계급장을 떼고 한문을 배우기로 하였다. 일등병은 중대장에게 확약을 강요하였다.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할 거요? 5시간은 해야 됩니다. 일요일 빼고 6일을 합시다. 그 정도 집중해야지 한문 할 수 있습니다.” “알았어.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할게. 근데 교재는 뭐로 하지?” “내 머릿속에 있어요.”

 

  다음 날 아침에 일등병은 율곡(栗谷)의 행장(行狀·그 사람의 평생 이력) 2만4000자 한자를 노트에 써서 중대장에게 내놨다. 행장 내용을 다 외우고 있었던 것이다. 무골(武骨)에다가 한문까지 장착하게 된 이 중대장은 나중에 삼성 이건희의 경호실장과 세콤 사장도 지냈다고 한다. 허권수의 한문 공부를 보면 타고난 팔자가 있기는 있는 것 같다.

 

[조용헌 살롱] [1322] 장서가 (藏書家) 팔자 - 조선일보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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