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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인물 2017. 10. 19.

 

 

【허권수 선생】<경남공감 2013년 7월호>

 

경남지역 역사·인물 연구의 대가

퇴계·서애 후예 등 유림 대표들도 인정

 

  책 4만권, 책장수로는 400만 장. 쉽게 계산이 되지 않는다. 200페이지면 100장이다. 이 정도 분량의 책 한 권의 두께를 평균 1㎝로만 계산해도 4만권을 쌓아올리면 높이가 400m다. 믿기 어렵겠지만 4만권 넘는 책을 읽은 사람이 경남에 있다.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허권수(許捲洙) 교수(61)다. 후학과 전국의 유림(儒林)에서 그를 '선생님'으로 부르니 여기서도 선생이라 호칭한다./ 글·사진 최춘환 편집장

 

  어릴 때부터 한자 호기심 많아 혼자 공부

'한문 신동''국내 한문학의 대가''우리시대의 진정한 선비'라는 대략의 정보를 접하고 허권수 선생을 찾았다. 만난 곳은 진주시 하대동 소재 선생의 자택이다. 조용한 주택가 아파트 1층이다.

집에 들어서자 거실부터 책장으로 가득 차 있다. 거실과 접한 주방과 안방 침대 놓인 공간 일부를 제외한 집안 전체가 서고(書庫)다. 집이 별로 넓어 보이지는 않았다. 자리를 같이 한 선생의 후학 문영동씨(연암공업대학 사무처장)에게 조용히 물으니 분양면적으로 70평형 정도 된다고 한다. 책이 빽빽하게 차 있어 좁게 느껴진 걸까? 집에 2만권, 대학 연구실에 4만권 등 보유 장서만 6만권이란다.

선생은 어릴 때부터 한자에 호기심이 많았다. 당시 동네 서당에서 하루에 한자를 4~8자 정도 가르치는 것을 보고는 저렇게 공부해서 되겠나 싶어 한문을 좋아하면서도 서당에 가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농민계몽용 책에 실린 단군신화를 읽고 국사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열하일기」 등 옛 이야기책에 관심

  초등학교 때 600페이지가 넘는 고교 국사 참고서 '최신 국사'와 '간추린 국사' 등을 헌책방에서 사서 탐독했다. 국사를 공부하다보니 한문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 허생전, 호질, 양반전 등의 이야기를 작은 아버지로부터 들었는데, 그런 이야기가 열하일기에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서 그 책을 너무 보고 싶었다. 작은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열하일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작은아버지 방을 살폈으나 찾지 못했다.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찾아도 구하지 못했다. 나중에 마산고등학교 도서관에서 그 책을 처음 만났다.

  어릴 때 선생은 자신이 머리가 좋은 줄 알았다. 중학교 때 전교 2등과 어른과 아이 차이로 1등을 했으니 그럴만하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고사성어를 뽑아 책으로 만들어 외우기도 하고, 옥편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은 고교 진학 후 전교 480여명 중 성적이 중간 정도에 그쳤다. 학교 수업과 별 관계없는 책만 보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국어와 국사, 사회 과목 성적은 전교 최상위였으나, 수학과 물리 등에서 점수를 다 까먹었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한문본 「열하일기」의 틀린 한자를 몰래 바르게 고쳐 놓은 일, 뒷날 군복무시절 중대장에게 한문을 가르칠 때 교재로 쓴 *「율곡행장」 한 권을 베껴 쓴 일화 등 한자·한문과 관련한 고교 때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하다. 고교 때 교지에 한시 비평에 관한 글을 투고했으나, 교지편집 지도교사가 남의 글을 베낀 것이라고 실어 주지 않은 일화도 있다.

 

  군복무 땐 중대장에 한문 가르쳐

  군복무 당시 이선종이라는 중대장에게 한문을 가르친 일화도 40여년이 지난 후 소중한 인연으로 이야기된다. 한문 실력을 자랑하던 중대장이 선생의 한문 실력을 알아보고 자신보다 6살이 적은 일병에게 한문을 배웠다. 30여년이 지난 2001년 그 중대장과 연락이 닿았고, 지금까지 선생을 '사부(師父)님'으로 깍듯이 모시고 있다.

  현재 60대 후반인 그 중대장은 지난 3월 열린 선생의 후원회 정기총회에 아들을 데리고 참석해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40년 전의 율곡행장을 갖고 와 참석자들이 감동했다. 그 책은 선생이 당시 군대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갱지를 구해 만년필로 63페이지에 걸쳐 쓰고, 차트용지로 표지를 만들고 끈으로 묶어 고서(古書) 형태로 만든 것이다. 선생은 그때 율곡행장을 다 외우고 있었다고 한다. 중대장은 그 책을 가보(家寶)로 간직하고 있다. 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복사본이라도 간직하고 싶어 해 후원회는 총회 후 책을 만들어 전체 회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한문학계의 태두 이가원 선생에게 사사

  퇴계 이황 선생의 후예로 우리나라 한문학계의 태두 이가원 선생과의 인연도 허권수 선생의 이야기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선생이 고교 2학년 때 한문 공부 조언을 구하고자 양주동, 이가원, 차주환, 허세욱 등 당시 대표적인 학자 네 분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 내용의 골자는 "한문을 공부하고자 하는데 문법을 알지 못해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한문 문법을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였다.

4명 가운데 이가원 선생만 답장을 보냈다. 이가원 선생은 답장에서 "한글 전용을 운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젊은이들의 혼미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개탄할 일입니다. 한문 문법에 대한 물음은 당연한 요구이고, 저로서도 당연히 해답을 드려야 도리인 줄 압니다. 그러나 필설로 다 설명하기 어려우니 졸저 「한문신강」을 구득해서 읽어보시면 혹 도움이 되실까 사료됩니다"라고 적었다.

  선생은 이후 이가원 선생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학문적 인연을 이어가고, 평생 이가원 선생을 사사(師事)한다. 이가원 선생이 생전에 후학인 허권수 선생에게 "한문학에서 나보다 낫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유집 전 성균관 부관장 같은 분도 한국의 대표적인 역대 학자를 정도전-허균-이가원-허권수 순으로 나열한다.

 

  1년간 원고 1만매 집필 등 왕성한 활동

  선생은 경상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왕성한 학술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면상 선생의 학술활동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어 지난 3월 30일 열린 후원회 정기총회 자료집에 나와 있는 '허권수 교수 학술활동보고'를 토대로 지난해 1년 동안 활동을 골자만 소개한다.

  선생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북경사범대학 방문학자로 중국에 체류했다. 이 때 중국학자들과 공동연구, 논문발표, 번역자문, 출판지원 등을 통해 조선시대 사신들의 행적을 조명하고 국내 한문학자들을 소개했다. 강의·강연·연구발표 등을 병행한 것은 당연하다. 이런 가운데서도 1년간 논문, 저서, 역서, 시문 창작, 문집 편집, 언론기고 등 집필·작업한 원고만도 1만매가 넘는다.

류택하 후원회장은 후원회 정기총회 인사말을 통해 "선생은 학술활동에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집필한 원고가 웬만한 학자들이 평생 쓴 분량보다 많을 것"이라고 했다.

 

  "역사상 인문학의 위기는 없다"

  대화 중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됐다"며 실용 학문이 아닌 인문학과 한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자, 선생은 "역사상 인문학의 위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은 삶과 관계되기 때문에 최근 대기업에서 인문학 전공자를 별도로 채용하고 있다"며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서 그렇지 초서(草書)만 잘 풀이해도 변호사나 의사보다 더 낫게 벌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선생은 요즘도 매일 새벽 3시를 넘기면서 연구·저술활동을 한다. 세상이 잠들었을 때 집중이 잘되기 때문이란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등산도 가끔 하지만, 마라톤을 13년째 하고 있다. 공식대회 30회를 포함해 풀코스를 100회 정도 뛰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 세상에 돌려주기 위해서는 연구·저작물을 남겨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는 게 선생의 생각이다

 

  *율곡행장(栗谷行狀) 율곡 이이 선생의 수제자 사계 김장생이 율곡 선생의 일생과 학문 행적 등을 모아 지은 글이다. 선장본(線裝本) 고서(古書) 50장 분량의 장편으로 글자 수는 2만1000자 정도다.

 

함안군 법수면 출신 한문·인문학자

경남도사 역사인물선정위 부위원장도 맡아

 

  허권수 선생은 1952년 함안군 법수면에서 태어났다. 법수초등학교와 함안중학교를 졸업하고 마산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시골에서 한문공부를 하다가 고교 졸업 후 8년 만에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에 만학도로 입학했다.

  대학 졸업 당시 마침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석사과정에 한문학 전공이 생겨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당시 인연을 맺었던 신현천 경상대학교 총장의 요청으로 1983년 이 대학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이어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개설을 추진해 88년부터 이 학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학자들로부터 한문에 대한 실력을 인정받아 화중사범대학 겸직교수, 중국역사문헌학회 외국인대표 등에 추대됐다. 공자의 77대 종손인 대만대학의 공덕성(孔德成)선생과 그 누나인 중국정치협상회의 공덕무(孔德懋) 의원도 그의 한문 문장을 극찬할 정도다.

  선생은 경상대 남명학연구소 창설을 주도하고 10년간 소장직을 역임했다. 우리한문학회 회장, 한국문학교육학회 부회장도 거쳤다. 유림활동으로는 도산서원 재임(齋任), 배산서원 원임(院任)을 지냈다. 퇴계학술상과 사미헌학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가원 선생의 학문을 연구하는 연민학회 회장과 경남도사편찬위원회 경남의 역사인물선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선생은 경상대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주 1회 밤 시간에 4시간씩 한문고전 강독을 20년째 열고 있다. 창원에서 매월 2회 여는 한문고전 강독도 20년째 이어가고 있으며, 산청선비대학에서도 한문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

"학자 개인 후원회 국내 유일"

자발적 회원 370명…학술활동 후원

 

  허권수교수연학후원회(許捲洙敎授硏學後援會)가 지난해 2월 창립돼 올해 3월 30일 두 번째 총회를 가졌다. 정치인 후원회는 많이 듣지만, 학자 후원회는 생소하다. 문영동 후원회 사무국장은 "학자 후원회로는 아마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유계(儒契), 학계(學契)라는 것이 있었다. 명망이 높은 큰 학자가 있으면 주변에서 그 학자가 학문에 전념 하도록 지원하고, 나중에 그 학자의 문집을 간행하는 등 추숭사업(推崇事業)을 하는 모임이다.

  허권수 선생 후원회도 이런 취지에서 출발했다. 당초 이 모임은 제자들이 준비했다. 하지만 선생의 강력한 만류로 무산됐다. 그러다 전국의 유림 대표들이 적극 나서면서 선생의 뜻을 꺾었다.

  지난해 창립 때부터 자발적으로 가입한 회원이 370여명이다. 퇴계 이황(李滉) 선생 가문의 대종회장인 이경희 전 국방부 정보본부장, 서애 류성룡(柳成龍) 선생의 후손인 류택하 전 한국경제신문 사장, 하유집 전 성균관 부관장 등 전국의 쟁쟁한 유림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은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 경남 각 지역뿐 아니라 서울, 부산, 대구, 안동, 광주 등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다. 150여명의 후원회 이사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받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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