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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과 GS그룹의 기업사 기록에 빠져서는 안 될 분이 효주 허만정(1897~1952)이다. 지금의 LG그룹 최초 설립자인 구인회에게 자본을 출자한 분이기 때문이다. 호(號)는 효주(曉洲)이다. 꼭 풀이를 하자면 새벽의 땅, 동틀 무렵의 땅이다. 지금의 승산리 효주 고택 대문에는 정재종택으로 되어 있는데, 정재(正齋)는 허만정이 사용한 또 다른 호이다.

 

진주시 지수면 K-기업가정신센터에 전시되어 있는 허만정 연혁.
진주시 지수면 K-기업가정신센터에 전시되어 있는 허만정 연혁.

 

진주여고 교정에 세워져 있는 허만정 흉상.
진주여고 교정에 세워져 있는 허만정 흉상.

 

# 허만정과 기록 자료

허만정 관련 기록을 찾는 것은 필자가 앞서 조사한 이병철, 구인회, 조홍제 세 분의 기록보다 더 어려움을 느꼈다.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자료만 일부분 전해지고 있다.

약 80년 전, 구인회에게 자본을 출자한 금액도 메모지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정확하게 문서로 전해지는 것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

필자는 허만정의 일대기를 2010년 5월 허정구, 허학구 형제가 정리하여 ‘정재종중’에서 문중용으로 제작한 ‘효주가장(曉洲家狀)’의 기록과 지수면에 있는 K-기업가정신센터 전시장에 기록되어 있는 허만정의 연혁표를 토대로 관련 문서들을 찾아 나갔다.

허준, 허만정, 허준구, 허창수로 이어지는 100년이 넘는 허씨 가문의 기록은 곧 대한민국 경영사의 한 축이 되는 GS그룹의 기록이 되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기록이 정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897년 지신정 허준의 3형제 중 둘째로 출생

사서삼경·경사 배우고 고금의 서적·신문 통해

세상 보는 안목 넓히며 장부로서 큰 뜻 품어

 

허만정의 자녀가 발행한 ‘효주가장’, 효주는 허만정의 호이다.
허만정의 자녀가 발행한 ‘효주가장’, 효주는 허만정의 호이다.

 

# ‘효주가장’ 속 허만정

허만정은 구한말 대한제국 비서원승을 지낸 지신정 허준의 3형제 중 둘째로 1897년 진주 지수면 승산리에서 태어났다. 위로 형 허만종과 동생 허만옥이 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허준으로부터 사서삼경과 경사(經史)를 통한 가르침을 받았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워 스스로 탐독할 정도였다.

성인이 되자 기국이 준수하고 지혜로움도 남달라 탐독하는 책도 고금의 서적과 신문 등을 통해 지식의 범위, 세상을 보는 안목과 시야가 넓혀지면서 장부로서의 큰 뜻을 품고 성장해 갔다.

영달, 민첩, 박학하여 관직을 능히 수행할 재능을 갖췄다. 고을 사람들을 사랑하고 공경하였으며 사람을 만날 때 각이 진 말이나 격렬한 논쟁은 피하였다.

반면 아버지 허준은 아들 허만정의 기개나 성격에 대해 우려한 부분이 있었다. “나는 네가 언제나 기운이 세차고 성격이 급한 것을 걱정한다. 기운이 세차면 이기기 좋아하는 병폐가 있고, 성격이 급하면 제멋대로이거나 경솔한 폐단이 있으니 모든 일을 신중히 살피고 분명하게 단단히 하여 뭇 사람들을 따르고 윗사람을 따라 우매함을 면하도록 하라”는 삶에 대한 바른 태도를 알려주었다. 이로 볼 때 필자는 허만정 삶의 이력이 가파름과 날카로움이 아닌 정신적 강직함과 올곧은 염초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느껴진다.

# 연대순으로 살펴본 허만정 일대기 1

허만정의 청년기 활동은 매우 왕성하였다. 지역과 단체, 기업 등의 경계를 넘는 동적인 기록이 일부 남아 있다. 하지만 허만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였는지에 대한 세세한 내용이 부족하다. 기록 부재의 가장 큰 이유는 6·25로 인해 문서의 소실이나 분실로 보고 있다.

진주 지수면 K-기업가정신센터 홍보실에 가면 허만정에 대한 연보 기록이 공개되어 있다. 전시장 기록을 뒷받침하는 자료 해설 및 필자가 찾은 자료를 함께하여 연도별로 정리해 보았다.

 

청년기엔 백산상회 등 기업 설립 적극 참여

인재양성 필요 느끼고 진주에 학교 설립 준비

백정들 신분해방 위한 진주 형평운동 후원도

백산무역주식회사에서 발행한 주권, 주주이름에 허만정이 기재되어 있다.
백산무역주식회사에서 발행한 주권, 주주이름에 허만정이 기재되어 있다.

 

*1914년 백산상회 설립 발기인

설명: 1919년 5월 자본금 100만원(주당 50원, 2만주 발행)의 백산무역주식회사 영남지역 주주로 참여하였다. 진주지역 주주 참여자로는 나동면 독산리 거주하는 김기태와 지수면 승내리 355번지에 거주하는 허만정 두 사람뿐이었다.

*1917년, 약관 20세 때 전국을 유람

국내는 물론 일본까지 유람하여 개화문명을 느끼며 과거의 규칙만 고집스럽게 지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도 깨우쳤다.

*1919년 3월 3일은 서울에서 고종의 장례행사

승산리에서 함께 성장한 재종질 허선구(1895~1936. 구인회의 손위 처남)와 진주 수곡면 출신으로 아주 절친한 관계인 하영진(조홍제의 처남)과 함께 장례행사에 참관하기 위하여 며칠간 시간을 갖고 서울에 갔다.

마침 3·1 만세 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세 사람은 이를 목격하고 우리나라가 독립을 위해서는 오직 인재 양성을 통한 교육만이 일제강점기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향으로 내려오자마자 허만정은 하영진을 비롯 지인 몇 명과 함께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 진주에 학교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아버지 허준에게도 학교 설립 건을 말씀드렸다.

*1920년 주일상회주식회사 설립 발기인

주일상회(主一商會)주식회사(사장 최태욱)는 1920년 4월, 부산부(현 부산시) 대창에 내·외국 물산 무역 및 위탁판매를 전문으로 세워진 무역회사이다. 초기에는 해산물을 많이 취급하였다. 회사의 설립 자본금은 50만원으로 허만정은 이 회사의 발기인 겸 취체역에 취임하였다. 취체역은 오늘날 이사에 해당되는 직책이다. 그러나 발기인으로 자본 출자가 얼마인지, 보유한 주식 수가 몇 주인지 등의 내용이 기록된 것은 현재 찾지 못하고 있다.

 

*1920년 협성상회주식회사 설립 발기인, 감사역

협성상회는 내·외국 물산무역 및 위탁매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자본금 25만원으로 1920년 8월 진주군 진주면 평안동 224번지에 설립되었다.

대표는 강복순이며 이사 허선구, 감사 허만정 이름이 등재되어 있다. 1925년 8월에 발표된 협성상회㈜ 임원 명단에는 두 사람의 이름이 없다.

*1920년 경남 십삼은행 설립 발기인

1910년대 일본은 은행령을 제정하여 다수의 일반은행 설립을 인가하였다. 경남 십삼은행도 1919년 부산지역에 연고를 두고 자본금 30만원으로 진주 김기태 등 한국인 30명을 발기인으로 구성하여 설립 신청을 하였다.

전국에서 모두 11곳이 신청을 하였다. 전주의 삼남은행, 평양의 평양은행, 서울의 해동은행 3곳만 승인이 나고 부산을 연고로 신청한 경남 십삼은행, 대동은행, 마산을 연고로 한 고려은행 등은 설립허가가 나지 않았다. 허만정이 경남 십삼은행과 관련된 자본출자금액과 어떤 직책으로 활동을 하였는지 추가적인 자료는 필자가 찾지 못하고 있다.

경남 십삼은행 이름은 당시 전국이 경상도, 전라도, 함경도, 충청도 등 13도로 구분되어 있어 이 지명을 차용한 것이다.

*남해 이순신 장군 사당 충렬사 수리

일제강점기 1922년으로 추정된다. 사당이 낡고 붕괴되어 수리가 필요하였다.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공사라 대부분 일본의 눈치를 보며 참여를 꺼려하였지만 허만정은 충렬사를 중수할 때 당당하게 공사비를 기부하여 일본 감시의 표적이 되기도 하였다.

1923년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 해방 운동인 진주 형평운동 기념탑, 당시 허만정은 형평운동을 후원하였다. 2023년 4월 25일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 때 허만정이 진주 형평인상을 수상하였다.
1923년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 해방 운동인 진주 형평운동 기념탑, 당시 허만정은 형평운동을 후원하였다. 2023년 4월 25일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 때 허만정이 진주 형평인상을 수상하였다.

*1923년 진주형평운동 후원

1923년 백정들의 신분 해방 운동인 진주 형평운동을 후원하였다. “만석꾼 아들이 백정 운동을 도와줬다”고 해서 당시 화제가 되었다. 지난 2023년 4월 25일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 때 허만정이 진주 형평인상을 수상하였다.

 

이래호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기록 저자
이래호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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