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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동방한학연구원장

         동방한학연구원장

 

선리기기(先利其器) - 먼저 그 기구를 날카롭게 만든다. 기본기를 잘 다듬는다.

 

  조그마한 축구공 하나 가지고 하는 축구대회가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전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희비를 엇갈리게 하는 대단한 축제다.

 

  제22회 월드컵 대회가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세 번째로 16강에 진출했다.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에는 포르투갈과의 대전에서 손흥민(孫興)의 도움이 결정적이었음은 누구나 안다.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데는 그 아버지 손웅정(孫雄政)씨의 교육이 크게 작용하였다. 그는 기본기를 극도로 강조한다.

 

  손웅정씨도 축구선수로서 1987년 잠깐 국가 대표선수가 된 적이 있었지만, 28세 때 부상으로 일찍 은퇴했다. 이름난 선수 출신이 아닌지라 지도자로 불러주는 곳이 없으니 생계가 어려워 막노동, 야간 경비, 청소부, 헬스장 트레이너 등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생활했다.

 

  아들 둘이 축구를 좋아하여 축구선수생활을 하겠다고 하자 “축구선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잘 생각해 봐라”라고 계속 이야기했는데 끝까지 축구를 하겠다고 하자 축구선수로 키우기로 결심을 했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7년 동안 기본기를 가르쳤다. 6개월 정도 기본기를 익히고, 선수로 나가 이름을 내게 하려고 하는 축구지도자나 학부모들을 보고 그는 개탄한다.

 

  자신이 기본기도 없이 힘과 의욕으로 축구를 하다 일찍 부상을 당한 것에서 크게 깨닫고 기본기의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슛도 못 하게 하고, 절대 이름을 내지 못 하게 했다. 맨 처음 2011년 손흥민이 국가대표선수로 뽑혔을 때 “더 성장해야 하니까 대표선수에서 빼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조광래 감독에게 요청할 정도였다.

 

  손흥민이 상패나 트로피를 받아오면 집에 들어오기 전에 분해해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들어오도록 했다. 상을 많이 받으면 자기도 모르게 초심을 잃고 들뜨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축구계에서 득점왕이 되고, 인기도 절정이라 국내외 모든 사람들이 “손흥민 선수는 세계적인 선수”라고 인정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의 아버지는 “흥민이는 아직 세계적인 선수가 아닙니다. 더 발전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축구선수인 아들에게 축구보다도 인성(人性)을 더 특별히 강조했다.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으로 길러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겸손하고 또 겸손해라” “감사해라” “인생을 멀리 봐라. 마음을 비워라” “다른 선수들과 화합하라” 등등이다.

 

  그리고 1년에 책을 100권 이상 읽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한다. 축구는 단순히 육체를 움직이는 운동이 아니고, 정신적인 작용이기 때문이다.

 

  공자(孔子)께서 “기술자가 어떤 일을 잘 하려고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도구를 날카롭게 만든다(工欲善其事,必先利其器)”라는 말씀을 남겼다. 어떤 일을 잘 하려면 연장을 잘 손질해야 하듯이 큰 인물이 되려고 하면, 반드시 먼저 기본기를 충실히 해야 한다.

 

*先 : 먼저 선. *利 : 이로울 리.

*其 : 그 기. *器 : 그릇 기, 도구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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