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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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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사무궁(樂事無窮) - 즐거운 일이 끝이 없다

 

  원래 서원(書院)을 설립한 목적은, 존현양사(尊賢養士)에 있었다. ‘곧 어진 인물을 높이면서 그 것에 바탕해서 선비를 양성하는 것’이었다. 조선왕조(朝鮮王朝) 500년 동안 근 1000개의 서원이 설립되어 많은 선비를 길렀고, 이를 통해 선비정신이 함양되었고, 이 선비정신이 국가 민족을 이끌어가는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서원에서 천편일률적인 공리공론(空理空論)만 일삼고, 당파를 지어 다투고, 주변 백성들에게 군림하는 일이 발생하니,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이 그 폐단만 보고, 25개만 남기고, 싹 철폐해 버렸다.

 

  25개 서원과 근년에 복원한 서원 등 서원이 많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겨우 1년에 한두 번 제사 지내는 일 말고는 문을 닫아 두고 있으니, 선비를 양성하는 양사(養士)의 기능은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도산서원(陶山書院)만은 2001년 선비문화수련원을 만들어 현대에 접목시킨 양사의 방법으로 많은 연수생을 배출했는데, 곧 100만명에 이를 예정이다. 이들이 우리 국가 사회를 바른 길로 이끄는 데 미치는 영향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서원에서 글 읽는 소리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의 16대 종손 이근필(李根必) 어른과 그 뜻에 맞추어 김병일(金炳日) 도산서원 원장이 2016년 1월에 ‘도산서원 참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전국의 철학과 사학과 한문학과 등 유수한 교수들이 주축이 되고, 신문 종사자, 유림 일부가 참석하는데, 회원이 30여명에 이른다.

 

  매 격월로 선비문화수련원에 모여서 퇴계학 관계 고전을 읽고 토론하고, 그 결과를 책으로 출판해 왔다. 둘째 날은 퇴계 관련 유적지를 봉심(奉審)해 왔다. 그 외 퇴계선생 관계 각종 행사도 진행하는데, 2019년 4월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걷기’ 행사가 대표적인 것이다.

 

  참공부 모임을 1년에 한 번 정도는 도산서원 아닌 곳에서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는 지난 12일 경상국립대학교(慶尙國立大學校) 남명학연구소(南冥學硏究所)와 공통으로 대학 내에 있는 예절관(禮節館)에서 진행하고, 13·14일에는 경남 일대에 있는 퇴계선생 유적지를 봉심하였다.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한 경상국립대학에서는 권순기(權淳基) 총장의 정성을 다한 지원과 총장의 뜻에 따라 안미정(安美貞) 학생처장, 기근도(奇根道) 고문헌도서관장, 남명학연구소 강정화(姜貞和) 소장 및 교수 직원들의 헌신적인 협력으로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동방한학연구소(東方漢學硏究所) 문영동(文映東) 사무총장의 노고도 컸다.

 

  세상에 재미나는 일이 많지만, 공부하는 즐거움만한 것이 없다. 퇴계선생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가운데, ‘독서생애(讀書生涯), 낙사무궁(樂事無窮)’이라는 구절이 있다. ‘책을 읽는 인생은, 즐거움이 다함이 없다’라는 뜻이다.

 

  “책 읽는 것이 무슨 즐거움?”라고 반문하는 이가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단계만 더 깊이 들어가면,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육체적인 즐거움이나 물질을 통한 즐거움은 정신적인 즐거움 가운데 대표적인 공부하는 즐거움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 할 것이다.

 

* 樂 : 즐거울 락. * 事 : 일 사.

* 無 : 없을 무. * 窮 : 다할 궁.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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