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 건너뛰기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실재서당

조회 수 55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구복피화(求福避禍) - 복을 구하고 화를 피한다

 

  양력 1월 1일을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등등의 문자를 주고받는다.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연하장(年賀狀)을 써서 우편으로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대체되었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음력 1월 1일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지나면서도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유사한 내용의 인사를 주고받는다. 음력 설과 거의 같은 시기에 드는 입춘(立春) 때도 대문에 복을 비는 문구를 써 붙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복을 받기를 원하고 서로 복을 받기를 기원해 왔다.

 

  누가 “복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가장 오래 전에 정의를 내린 것으로는, ‘서경(書經)’에서 오복(五福)을 말했는데, 곧 장수(長壽), 부유함, 건강, 좋은 덕을 닦는 것, 명대로 살다 죽는 것 등 다섯 가지였다. 그러나 첫째와 다섯째는 거의 유사한 내용이다. 그래서 한(漢)나라 때 환담(桓譚)의 ‘신론(新論)’에서는 ‘명대로 살다 죽는 것’을 ‘자손이 많은 것’으로 바꾸었다.

 

  ‘복’을 가장 쉽게 설명하면,‘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다. 복과 비슷한 말로 ‘길(吉)하다’, ‘상서(祥瑞)롭다’, ‘경사(慶事)스럽다’, ‘다행(多幸)하다’ 등등의 말이 있는데, 크게 보면 모두 ‘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다.

화(禍)의 뜻는 ‘뜻하지 않는 재앙’이다. 요즈음 말로 하면, ‘갑자기 닥치는 불행’이다. 전쟁, 질병, 수해, 화재, 사고 등등이다.

 

  사람은 누구나 복을 받고 싶어 복을 구하고 재앙은 피하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복이라는 것이 받고 싶다고 받는 것이 아니고 받을 짓을 해야 받는 것이다. 재앙은 피하고 싶지만 하는 짓이 재앙을 초래할 짓을 찾아서 하면 재앙을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불길한 분위기가 왔을 때, 미리 조심하면 재앙을 복으로 돌릴 수 있다. 복을 받았다고 너무 지나치게 방종하거나 교만하면 재앙을 부른다. 그래서 노자(老子)가 말하기를 “재앙은 복이 의지해 있는 곳이고, 복은 재앙이 엎드려 있는 곳이다.[禍兮, 福所倚, 福兮, 禍所伏]”이라고 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바르게 성실하게 살면서 남을 배려하고 협조하는 사람은 복을 받는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까닭 없이 남을 미워하고, 남이 못 되기를 바라고, 남을 이간하거나 방해하고,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만 바라는 사람은 복을 받을 수가 없다.

 

  퇴계선생의 15대 종손 이근필(李根必) 어른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의 연수생이나 종택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친필 글씨를 꼭 선물한다. 그 동안 여러 가지 내용의 글씨를 써서 주다가, 근년에 와서는 ‘조복(造福 : 복을 만들라)’ 두 글자를 써서 준다. 구순을 넘긴 연세에도 하루에 200, 300 장씩 써서 나누어 준다.

 

  ‘복을 만들라’는 말은 복을 받을 행동을 하라는 뜻이니, ‘바르게 착하게 살아라’는 뜻이다. 복을 받기를 원하고 재앙을 피하고자 한다면, 경건한 자세로 사람답게 바르게 살면 된다.

 

*求: 구할 구. *福: 복 복.

*避: 피할 피. *禍: 재앙 화.

 

동방한학연구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 (899) 화천대유(火天大有) - 위는 불이고 아래는 하늘인 것이 크게 가진다. file 아우라 2021.10.06 21
129 (900) 방본이망(邦本已亡) -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했다. file 아우라 2021.10.12 15
128 (901) 능집부도(能執婦道) - 부녀자의 도리를 능히 잘 행한다. file 아우라 2021.10.19 17
127 (902) 개가자부(改嫁子婦) - 며느리를 다시 시집보내다 1 file 아우라 2021.10.26 24
126 (903) 굴기처중(屈己處重) - 자기를 굽혀서 중요한 자리에 있게 된다 file 아우라 2021.11.02 20
125 (904) 향원덕적(鄕原德賊) - 덕(德)을 해치는 사람 file 아우라 2021.11.09 24
124 (905) 낙사무궁(樂事無窮) - 즐거운 일이 끝이 없다 file 아우라 2021.11.16 45
123 (906) 의덕탁저(醫德卓著) - 의사로서의 덕행이 우뚝이 알려지다. file 아우라 2021.11.23 16
122 (907) 간포유경(刊布儒經) - 유교 경전을 간행해서 반포하다 file 아우라 2021.11.30 17
121 (908) 강구대우(講究對偶) - 마주보는 짝을 애써 찾다 file 아우라 2021.12.07 16
120 (909) 예현하사(禮賢下士) - 어진이에게예의를갖추어 대우하고선비에게몸을낮춘다. 아우라 2021.12.14 46
119 (910) 일대문호(一代文豪) - 한 시대의 걸출한 문학가 file 아우라 2021.12.21 23
118 (911) 겸허경신(謙虛敬愼) - 겸손하고 마음을 비우고 경건하고 신중하게 file 아우라 2021.12.28 20
117 (912) 배양사기(培養士氣) - 선비의 기운을 기르다 file 아우라 2022.01.04 29
116 (913) 황천강성일대문호(皇天降聖) - 위대한 하늘이 성인을 내린다 file 아우라 2022.01.11 22
115 (914) 해외지기(海外知己) - 외국에서 자기를 알아주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 아우라 2022.01.18 34
114 (915) 경업봉공(敬業奉公) - 자기업무를 경건하게 여기면서 공무를 받들어 행하다 아우라 2022.01.25 20
» (916) 구복피화(求福避禍) - 복을 구하고 화를 피한다 file 아우라 2022.02.08 55
112 (917) 수신제가(修身齊家) - 자신을 수양해서 집안을 가지런히 한다 file 아우라 2022.02.15 22
111 (918) 교긍자희(驕矜自喜) - 교만하고 잘난 체하며 스스로 기뻐한다 file 아우라 2022.02.22 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 9 Next
/ 9
후원참여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후원참여
연학
후원회
자원봉사참여
회원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