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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면 승산리에는 문유사부경이 있다. 문(文·과거 진출이 많다), 유(儒·선비사상의 가르침이 있는 곳이다), 사(史·구씨 허씨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부(富·천석꾼, 만석꾼 등 부자가 많다), 경(經·경제인이 많다)이 있다.

 

#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사람들은 같은 값이면 산수인지로(山水人地路) 즉 산, 물, 인심, 땅, 도로가 좋은 지역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지수면의 위치는 진주시의 동북부에 위치, 동쪽은 함안군, 북쪽은 의령군에 접하고 남서쪽은 진주시 행정구역 중심에 있다.

진주 진양호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 남강물이 흐르는데 지수면 동네 사람들은 자존심도 강해 지수를 지나는 남강을 염창강이라 부르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구한말까지 반촌으로 유명

윗마을 능성구씨·아랫마을 김해허씨

오랜 세월 대 이어 거주하며 왕성한 교류

혼인 통한 친인척 관계로 양반마을 형성

 

하늘에서 본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한옥마을 전경./경남신문DB/
하늘에서 본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한옥마을 전경./경남신문DB/

 

# 능성구씨와 김해허씨의 만남

지수면 승산리는 조선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인근 지역은 물론 멀리 서울 반촌에 거주하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승산리 상동이라 부르는 윗마을에는 1700년대부터 능성구씨 문중이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하동이라 부르는 아랫마을에는 500년 전부터 김해허씨 문중이 거주하면서 대를 이어온 전통 있는 양반마을, 즉 반촌(班村)이다.

상동과 하동은 지리적인 하천, 산의 경계가 없는 한 동네로 인심도 좋아 허씨,구씨 가문의 교류도 왕성하였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대대로 친밀하게 사귀어왔다. 이런 관계를 넘어 혼인을 통하여 친척과 인척이 된 새로운 반촌 문화를 만들어 놓은 지역이 되었다. 이 글의 주요 인물인 구인회는 허씨 가문의 사위이고, 허준구는 구씨 가문의 사위이다.

 

# 지수면 승산리의 현재

지신정 허준이 승산리에서 생활하던 당시에 승산리 허씨 가문의 부유함은 진주는 물론 의령, 함안, 합천, 고성 등 서부 경남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 승산리에는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로 농촌인구의 감소로 빈집이 많고 반촌의 풍경도 소멸돼 가고 있다. 이런 영향인지 고택 주변에는 다니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한낮에는 햇빛과 바람만이 움직이는 물체일 정도로 조용하다. 6·25 때 파괴되어 증축, 개축된 건물도 오랜 세월이 흘러가면서 거주하는 분이 없어 자연 훼손되어 가는 건축물도 적지 않다. 이러한 환경 속에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도 없는 스토리가 있는 건물들이 몇 곳 남아있다.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 있는 허준 생가.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 있는 허준 생가.

 

# 승산리에 남아있는 창업주 생가

승산리 마을 중심에 허준의 생가가 있다. 부잣집답게 마당 넓고 햇살 잘 드는 구조로 본채, 아래채, 광, 사랑채, 별채 등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양반집이다. 이곳에서 허준의 자녀 허만종, 허만정, 허만옥 3형제가 태어나고 자랐다. 허준은 노년에 마을 뒷산에 지신정이라는 정자를 지어 경향 각지의 학자와 교유하며 세월을 보냈다. 이곳 지신정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정자로 지금도 잘 보존되어 있다.

LG그룹 구인회 창업주 생가도 있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삼성그룹을 설립한 이병철이 지수에서 생활한 집터도 있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마을이 또 어디 있을까?

 

사라지는 반촌 풍경 속 한옥마을 곳곳

허씨문중의 관란정·연정·지신정 등

대한민국 창업주 이야기 품은 유산 간직

건축물 가치 널리 알려 마을 보존됐으면

 

# 이런 승산리가 되면 좋겠다

경주의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은 건축물과 기록물적 가치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승산리 마을은 LG그룹, GS그룹 회장을 비롯해 수많은 경영인이 태어난 기록물적 가치는 증명되었으니, 이제 건축물적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K-기업가 정신수도 진주, 부자 기운이 넘치는 명당이라는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승산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할 것인지 주제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부자가 많이 배출되어서 승산리가 보존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승산리 한옥마을은 대한민국에 유일무이한 기업인 스토리가 있는 마을이라서 보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옥 풍경도 함양의 개평마을이나 산청 남사 예담촌 마을처럼 보기 좋게 복원되어 길이 보존되면 좋을 것 같다.

가뭇없이 사라져가는 승산리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오래오래 지니도록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옛 선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우리 후대에 남겨줄 의무라고 생각한다.

빠른 속도로 변화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순박함이 있는 그 시절의 풍경을 닮아가는 마을로 복원되면 더없이 좋겠다.

 

진주시 지수면 청담마을 염창나루터 변에 있는 관란정.
진주시 지수면 청담마을 염창나루터 변에 있는 관란정.

 

# 승산리 허씨의 문화유산

지수에는 지금까지 잘 보존된 문화유산이 몇 곳 있다.

‘관란(觀瀾) 허국주(1548~1608)’

무과에 발탁되고 수문장을 거쳐 오위도총부의 부장이 되었으나, 관료 사회에 회의를 느껴 사직하고 고향에 내려왔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자신의 재물을 사용하여 700여명의 의병을 모집한 후 진주의 김성일 초유사를 도와 진주성을 지켰다.

염창강 절벽 위에서 물결이 일어나는 풍경을 본다는 관란정(觀瀾亭)을 지어 문인들과 시를 짓기도 하고 강론도 하였다. 지금 지수 청담마을에 가면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형태의 관란정이 있다.

‘연당(蓮塘) 허동립(1601~1662)’

관란 허국주의 손자이다. 1624년 24세에 무과에 급제하여 벼슬을 시작하였다.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마을 카페 앞에 있는 연정.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마을 카페 앞에 있는 연정.

 

다섯 번의 병마절도사, 여섯 번의 중추원, 여덟 번의 수령을 지내면서 백성들의 귀감이 된 분이다. 생전에 뜰 앞에 조그마한 못을 파고 연을 심어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를 연당(蓮塘)이라 하였다. 후손이 연못을 만들고 정자 터에는 전각을 지어 연정(蓮亭)이라 하였다. 지수면 승산리 마을 카페 앞에 있다.

‘지신정(止愼亭) 허준 (1844~1932)’

승산리에 있는 허준, 허만정의 고택이다. 지신정 허준은 지금의 LG그룹 설립자 구인회를 만나 동업을 제안한 허만정의 아버지이다. 허만정은 GS그룹 초대 허창수 회장의 할아버지이다.

LG그룹과 GS그룹의 이야기는 허만정부터 시작해야 서문이 시작되지만 허만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허준을 불러오지 않을 수 없다. 허만정은 아버지 허준의 가르침을 잘 받았고 실천한 분이다. 따라서 허준을 알지 못하고 허만정과 LG와 GS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조금 혼란스러울 것 같아 허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래호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기록 저자
이래호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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