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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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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뢰파산(疾雷破山)- 갑작스런 우레가 산을 부수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민의 힘 당대표 경선에 이준석이 나섰고, 5월 28일 본선 후보 5명에도 들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등을 유지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계속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6월 11일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정말 갑작스런 벼락이 큰 산을 깨어 부순 듯한 느낌이다. 본선 후보 나머지 4명은 화려한 경력을 지닌 분들이 있었지만, 1985년생, 국회의원을 한 번도 못 해본 젊은 청년이 보수당의 대표가 되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보수당의 당 대표라면 고위공직자, 법조인, 언론인, 기업인, 군대장성, 대통령의 측근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들이 국회에 진출해서 몇 번 당선되고, 계파를 거느린 그야말로 중진 정치인이 맡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준석은 계파도 세력도 없이 거의 혼자의 힘으로 당선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보통신망을 잘 활용했고, 방송에 출연해 얼굴이 잘 알려진 장점은 있다.

 

  그가 대표로 당선된 것은 사실 국민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내건 구호가 공정(公正)이다. 공정은 이준석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먼저 내걸었고, 지금도 자주 쓰는 말이다. 모든 국민들이 정말 간절하게 바라는 바다.

그러나 문대통령이 하는 정치나 하는 행동은 공정과 가장 어긋난 짓만 해 왔다. 예를 들면, 장관을 임명할 때 능력을 발휘해서 국가민족을 발전시킬 전문가는 놔두고 측근 인사, 코드 인사만 계속해 왔다. 청문회를 통과 못한 장관이 32명이나 되는데, 자기가 제시한 일곱 가지 불가(不可) 원칙을 다 어긴 사람들이다. 이런 등등의 사례에 국민들은 지금 너무나 분노하고 있다. 그래서 공정을 내건 이준석을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준 것 같다.

 

  그러나 이준석은 잘못하면 선민의식(選民意識)에 사로잡혀 “내가 최고다”, “나이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알아? 뭐 알아?” 하며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빠지면 곤란하다. 요즈음 구김살 없이 자란 젊은 사람 가운데는 그런 사람이 적지 않다. 다행이 그는 취임 수락 연설에서 공존(共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각은 바르게 했는데,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다. 정치는 혼자 할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최선의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세종대왕은 22세 때 즉위했다. 그때부터 위대한 업적을 내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평가받는다.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은 31세 때 벼슬 중에서 제일 좋다는 정2품 대제학(大提學)을 맡았고, 38세에 우의정이 되어 역사에 남는 명정승이 되었다. 이준석이 나이 어리다고 걱정할 것은 없을 것 같다. 다만 그가 바르게 생각하고, 그 생각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다.

 

*疾 : 병들 질·빠를 질. *雷 : 우레 뢰. * 破 : 부술 파. *山 : 뫼 산.

 

동방한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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