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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심여상(秉心如常)- 마음가짐을 정상적인 것 같이 한다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여러 분야에 걸쳐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청문회에 대해서 상당히 길게 이야기했는데, 그 가운데서 “후보자의 능력은 보지 않고 무안주기식 청문회를 하고 있다. 앞으로 도덕성 검증 부분은 비공개로 해야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서 청문회에서 보고서가 채택 안 된 장관을 31번째 임명했다.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의 원수(元首)로서, 국가의 중요한 일을 최종 판단하여 집행하는 최고 책임자다. 외국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군사적으로는 국군최고통수권자이다. 대통령이 국가의 현재나 장래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여 다른 어떤 사람과 비교할 수 없다.

 

  한 나라의 운명이, 대통령의 생각 하나에 달려 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은, 가장 최선을 다해서 가장 공정하게 나라 일을 결정하여 판단했고, 가장 적임자를 발탁했느냐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역대 대통령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국가민족의 먼 장래를 생각해서 정책을 결정하고 인재를 발탁해서 쓴다고 하기보다는, 자기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자기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 근시안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대통령은 법적으로만 국가 원수가 아니라, 사실 언행에 있어서도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위치에 있는 분이니, 젊은 사람들이 보고 배울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원칙이 없어서는 안 되고 사고방식이 발라야 하고, 행동이 발라야 하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아마도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 가장 원칙이 없는 대통령이 문 대통령인 것 같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지금 읽어보면 자신이 취임사에서 한 말을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의 반대로 하고 있다. 자기가 야당 대표로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적했던 잘못을 자신이 지금 그대로 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도덕성이 무너져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한 말의 취지는 “청문회에서 왜 중요한 능력은 안 보고, 하찮은 도덕성 가지고 물고 늘어지느냐?”였다. 도덕성이 하찮은 것으로 이야기한 대통령의 말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도덕성 파괴에 얼마나 큰 나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능력을 갖추고도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전문가가 얼마든지 있다. 지난 2월 중학교 때 같은 운동부원을 괴롭혔다 하여 국가대표급 배구 선수 자매가 완전히 퇴출 당했다. 그밖에도 학교 다닐 적에 갑질한 것 때문에 당한 선수들이 여럿이다. 그런데 논문표절, 공금유용, 밀수,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의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했다. 크게 잘못한 사람은 장관을 하고 조그만 잘못을 한 사람은 가혹한 징벌을 당했다. 무슨 원칙이나 기준도 없다. 마음 가짐이 정상이 아니면, 보통사람도 문제인데, 대통령이 이런 식이니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 秉 : 잡을 병. * 心 : 마음 심.

* 如 : 같을 여. * 常 : 늘 상.

 

 

동방한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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